토끼이고 싶지만, 어느 순간 등에 생긴 거북이 등껍질...

거북이는 느리지만 토끼보다 먼저 도착한다

내 블로그 이름이다. 블로그를 처음 개설 했을 때 왜 이런 이름을 선택했는지 너무 오래전 일이라 사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내게 발생한 이벤트로 인해 블로그 이름과 관련되어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거북이가 먼저 도착한다는 곳이 천국 일지도 모르겠다.

지속된 야근에 '세상은 생각보다 살기 좋은 곳'이라며 염불 외듯이 하던 자기 세뇌가 한계를 드러내며 급성위염으로 지옥을 경험했다. 어쩌면 거북이가 먼저 도착한다는 곳이 천국은 아닐까 ?

 

토끼 = 칼퇴, 거북이 = 야근

나는 토끼처럼 빠르게 칼퇴근을 하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어느 순간부터 주위 회사 사람들도 인지를 하기 시작하였는지 퇴근시간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업무가 들어오거나 혹은 뜻밖의 기다림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ㄱ과 ㄴ을 종합해 보면 이번 생 오래 살기는 틀린 것 같다. 그러니 짧은 생 열심히 살아서 후회 없도록 해야겠다. 라고 내일 출근을 위한 자기 세뇌를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순간부터 시도 중이다.

 

과거의 내가 블로그를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조차 못 하고 있다가 우연히 즐겨찾기에 등록되어 있는 이상한 이름을 발견하고 들어와 보니 기억 속에 흐릿한 기록들이 나를 반겼다.

 

다행히 아직 보람이 미세하게 남아있다.

현재 나는 두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으며, 직급은 사원이고 내년에 3년차가 되지만 연봉은 올해 들어온 신입보다 못받는(?) 상태이다. 회사에서 주로 맡은 업무는 등대지기 이며 이는 첫 번째 회사에서 맡았던 업무와 동일하다.

 

아무튼

 

지금의 나는 웹 개발자 등대지기다.

합격 통보를 받은 업체가 있지만, 오늘 새로운 곳에 면접을 봤다. 이미 합격 한 업체는 사실 합격 통보라 할 것도 없는, JAVA 웹 개발에 대한 기본 소양만 있으면 누구나 혹은 그 소양조차도 필요 없을지 모르는 흔한 SI 파견업체 일명 '보도방'이기 때문에. . .

오늘 본 면접은 말 그대로 망쳤다. 그리고 나 자신에 실망했다.

회사에 도착하고 간단한 인사 후 바로 A4 용지 한 장을 받았다. 데이터베이스 설계와 간단한 함수 문제가 있는 기술면접지였다. 

데이터베이스 설계 문제는 가볍게 풀었다. 문제는 간단한 함수를 만드는 문제였다. 누가 봐도 간단한 문제였지만, 막상 손으로 코드를 작성하려니 기초적인 함수가 기억나지 않았고, 함수를 쓰지 않았고, 직접 로직을 짜서 풀어보려 하니 막막했다.

결국 총 4문제 중에 3문제만 작성하였고, 그중에 1문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생각해보니 엉터리로 작성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문대 중퇴·최종학력 고졸·곧 계란 한 판

 

업체가 나를 보았을 때 허접하기 짝이 없는 첫 번째 단추이다. 국비지원으로 학원을 다녔고, 그 곳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어떠한 프로젝트를 했는지는 그 다음이다.

 

업체가 넓은 아량으로 볼품없는 첫 번째 단추를 끼운다 하더라도, 별 차이 없는 나의 두 번째 단추를 보고 나에게 연락을 줄 업체는 몇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너무나 당연한 것 인데 그 사실이 슬펐다. 우산을 챙기지 않아 가랑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선택 한 이 길이 과연 내가 밟을 수 있는 길 인지, 끝 까지 걸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히 좋은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https://jojoldu.tistory.com/

뭘 검색하다 발견 한 블로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명한(?) 분이 운영 중인 블로그인 것 같은데, 현직 개발자도 아닌 단순 개발자라는 목표에 가까워지려는 저에게도 많은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 많네요.

곧 계란 한판을 채우는 최종 학력 고졸의 저는 최근 웹개발 관련 국비지원 과정(교육)을 수료하고,  대략 한 달 정도 취업활동을 하다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우울해졌습니다.

 

'압박감'이 외치던 말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니 압박감에 시달려, 눈에 뻔히 보이면서 안 보이는 척하던, 이력서를 넣지 않고 버티던(?), '보도방', '인력사무소'라 불리는 SI 업체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고 그중 한곳에 취업했거든요 :)

 

'최종학력 고졸, 적지 않은 나이' 과거에 큼지막하게 싸놓은 똥을 이제야 치우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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